Hast du am Monntag um 15,30Uhr Zeit?
"너 월요일 3시반에 시간있니? 내 아들 데리러 학교에 가야하는데 같이 갈래?" 사킵이 씨산에게 물었다. 사킵은 아프가니스탄 사람, 씨산은 파키스탄 사람이다. 씨산의 대답은
"안돼, 그날 나 스포츠센터가서 운동해야하거든. 너 혼자가라."
시간을 배우고, 행동에 관한 동사를 배우고, 서로 상대방의 일정을 물어서, 약속을 잡아야 하는 독일어 연습시간이다. 선생님은 사킵에게 계속 다른 시간을 물어보라는 눈초리로 재촉한다. 하지만, 사킵은 오만상을 찌푸리고, 씨산에게 다시 말을 건네지 않고 있다.
"사킵, 씨산이 월요일 3시반은 안된다고 하니까, 다른 날이나 다른 시간을 물어봐요." 선생이 다시 한번 재촉해도, 사킵은 묵묵답답. 그리고 씨산을 향해서가 아니라, 선생을 향해서 따지듯 묻는다. "친구사이에 이렇게 시간이 없다고 딱 거절하면, 안되는 거죠. 그럼, 다시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요." 도무지 다시 입을 열지 않는 사킵을 잠시 어이없이 쳐다보던 선생은 나에게 공을 던진다.
"자, 이번에는 J가와 A가 해 보세요."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대화연습. 따르릉, 전화벨을 대신해서 수요일날 수업을 하는 콜바치 선생이 그녀의 조상으로 부터 받은 100년 묵은 종을 울린다. "금요일 다섯시에 시간이 있니?우리 같이 독일어 공부할까?"내가 묻는다. A는 보기 연습문제에 충실하게, 생각 해보는 척을 하며, "안돼. 금요일 다섯시는 영화를 보러가기로 했거든." 연습상황이긴 하지만, 다소 약이 오른다. 그렇게 딱 잘라서 거절을 하니 기분이 안 좋다. 그래서 다시 "수요일은 어때?"하고 물었다. "그래 수요일은 좋아. 너는 어때?" 되묻고, "나도 좋아. 그럼 수요일에 만나자." 하며 대화를 마치려는데, 선생이 끼어든다. "시간을 정해야지요." A는 다시 "수요일 언제 시간이 있어?"하고 묻고, 나는 "하루종일 괜찮아."하고 대답을 하니, 선생은 얼굴을 찡그리며, "그렇게 막연하게 약속을 하면 안돼요, 몇시가 좋은지 확실히 말을해야지요..."
시간 약속을 잡는 독일어 연습에서, "글쎄....수요일은 시간이 안 될 것 같은데...." 따위의 애매한 표현은 없다. 그리고 "이번주는 아무래도 좀 바쁘고, 다음주 중 시간이 널널한데 어때?" 따위의 변명과 다시 제안도 없고, 안돼면 그냥 딱 잘라, "안돼!"라고 대답하고, 안된다는 대답을 듣고도 바로 다른 시간을 똑딱 똑딱 제시한다. "그럼, 목요일 다섯시 이십분은 어때?"하고..
연습문제로 실제로 상대방과 대화를 해 보니, 사킵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너무나 일방적이고 개인적인 요구와 그 요구에 대한 가차없는 개인적이고 일방적인 대답. ㅋㅋ 그게 독일인의 방식인가보다. 아무리 친하고 거침없는 사이일지라도, 일말의 변명 따위도 붙이지 않고 그냥 딱 잘라서 "시간 안돼!"하는 것, 그리고 만나자고 제안을 하면서도 자기 스케줄에 맞춰서 탄력없이 물어오는 것. 독일 친구와 시간 약속을 하면서, 느껴졌던 왠지 모를 어색함과 불쾌하다고 말하기는 뭐한 그런 미묘한 감정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중국어 수업 시간에는 약속을 잡기전에 요일이나 시간을 단도직입적으로 묻기전에 "안돼."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도록,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한번 생각해 보자라는 밑도 끝도 없는 애매한 대답으로 거절을 대신한다.
독일의 거절은 단호하지만, 다른 제안을 생각해 보지 않겠다는 건 아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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