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일 수요일

드디어, 독일어 수업

내 옆에는 늘 파키스탄 아마드 아저씨가 앉아있다. 아저씨라고 말하지만, 그는 나보다 어린 스물여섯(?). 우리 반에서 독일어를 가장 잘한다, 이미 괴테문화원에서 독일어 수업도 몇달 들었고, 주말에 헤펜하임에서 전기기술자로 일도 한다고 하고...첫날 자기 소개를 할때는 파키스탄에서 사촌이랑 결혼을 했다고 한 것 같은데, 또 독일 부인하고 산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아무튼 가장 유창하게 독일어를 하며, 고차원(?)의 질문을 던지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동학이다. 독일어를 "조금"하는 것 뿐아니라 다리, 우르두, 영어, 신디 등 파키스탄에서 사용하는 다수의 현지어와 페르시아어도 할 줄 안다고 말했던 것 같다. 나의 아주 좁디 좁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파키스탄"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방글라데시를 이웃으로 한 이슬람과 이주노동자. 그 정도다.

파키스탄 아저씨 옆에는, 오늘은 "사빕"이라고 하는 아프가니스탄 청년이 앉았다. 사실 나이로 보면 파키스탄 아저씨기 더 젊고, 사빕은 서른다섯인가 여섯인가 내 또래이다. 하지만, 이 사람을 보면, 아저씨 보다는 조금 엉뚱한 청년이 떠오른다. 사빕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났지만 네델란드에서 오래 살았고, 그래서 자신을 "네델란드에서 왔다"고 소개한다. 네델란드어도 자기 말로는 완벽하게 구사한다고 하며, 파슈토어도 할 줄안다고 한다. 두 살 아들이 하나 있고, 부인도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며 핸드폰을 수리하는 기술자라고 했다. 이미 독일에서 손님을 상대하며 일을 하고 있으니, 어디서 독일어를 많이 들었고 대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아주 엉뚱한 질문이 많아, 가끔 모두 웃게 만든다. 선생님이 "어떠게 지내?"하고 누가 물으면 "고마워, 아주 잘 지내, 너는?"이라고 대답해야 한다고 하면, 사빕은 "난 독일사람이 고마워를 붙여서 대답하는 걸 못봤어. 그리고 대답도 아주 단답으로 말해."라고 말한다. ㅋㅋ 아무래도 그는 벤자임에서 바쁜 독일 사람들만 상대하나보다.

왼쪽편으로 고정 좌석에 엘렉산드라비슈츠라는 (에고..성밖에 기억이 안나네.) 리투아니야 아가씨가 앉는다. 사실 리투아니아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는데, 북유럽의 국가로 한때 소련에 속하기도 했던 나라다. 독일 남친 때문에 이곳에 와 있는 듯 하고, 리투아니아 언어 외에 러시아어와 영어도 잘 한다. 뭔가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첫날부터 옆 자리 데이빗과 친한것 같고, 나이도 29으로 동갑이다. 비언하임에 살고 있다.

옆에 키다리 데이빗은 미국 뉴욕 출신으로, 독일 미군기지에 와서 근무했었으며, 한국에도 오산에 1년 있었다고 했다. 공군이었고, 사실인지 모르겠지만(캐릭터를 봐서는 사실인 것 같다) 씨아이에이, 정보국 등 특급비밀을 취급하는 군인으로 재직해서 10년 만에 퇴역을 했고 지금은 전문 DJ로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 ㅋㅋ 내년에는 보령 머드축제에 초청되어 간다고 했다. 2미터 10의 키로 독일 부인과 한 살 아들이 하나 있다. 논리학 석사라고도 했는데, 똑똑한 친구인 것 같다. 로쉬에 살고 있다. 미국인 답게, 영어와 스페인어를 한다.

데이빗 옆에는 원래 사빕이 앉았었는데, 오늘은 엘턴이 앉았다. 인도출신인데, 아주 전형적인 인도인의 모습은 아니다. 이름도 자주 볼 수 있는 인도이름이 아닌데, 포르투칼 혈통이 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포르투칼사람이었다던가? 묵주 반지를 봐서는 천주교다. 조용한 편이고 34(?)이던가? 암튼 결혼을 했고, 아이는 없다. 로쉬에 산다. 이 친구도 힌디, 영어, 그리고...또 무슨 마요말어쩌고 현지어를 한다.

오른편으로는 고정좌석으로 코소보에서 태어나서 노르웨이에서 자랐다는 미모의 아가씨가 앉아 있고. 근처 마을...(이름을 아무리 들어도 기억을 못하겠다.)에 살고 올 7월에 결혼했다나? 아무튼 새댁이다. 영어도 잘하고, 모국어는 알바니아어라고 하는데, 페르시아어도 좀 하고, 노르웨이말하고...독일어 조금. 남편도 코소보 사람이라지 아마? 이쁜 새댁이다.

그 옆에는 필리핀 아줌마. 아주 적극적, 긍정적이고..남편이 독일사람으로 결혼 8년차, 아이는 없다고 한다. 나랑 동갑인데, 그래도 아줌마 같다. 나도 누가 보면 아줌마 같다고 하겠지? 남편은 퇴직한 것으로 봐서 나이가 꽤 있나보다, 우리 동네 산다. 부담없이 재밌게 수다떨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영어, 세부어를 하고 행정학으로 석사를 공부했다고 한다.

또 미모의 투니지 출신 아가씨. 이름도 씬디 나비다. 불어와 아랍어 그리고 영어를 하고,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 결혼했고, 집에서 독일어와 아랍어를 쓴다고 하니까...뭐 그 쪽 남자인지...헤펜하임 김나지움 근처에 산다고 했다. 이 아가씨도 재밌을 것 같다. 나이는 24(?)

그리고 38인가? 우리 반의 가장 노땅, 하지만 묘령의 낭자 같은 분위기의 태국 아줌마. 왠지 매력있는 얼굴이다. 눈매가 약간 올라갔고, 귀족(?) 같은 분위기가 있다. 아마도 태국 귀족인가 보다. ㅋㅋ 남편이 독일사람이고 역시 로쉬에 살고 있다고 한다. 태국어, 영어, 그리고 독일어도 잘하는 편이다.

오늘은 결석한 올가는 카작스탄 출신으로, 카자키스탄어는 못하고 러시아어를 한다. 생김새도 완전 금발에 하얀피부를 가진, 가장 어린 친구다. 스무살인가 열아홉인가? 할아버지가 독일 사람이라고 한다. 활발하고 톡톡튄다. 오늘은 무슨 시험 때문에 안 왔다.

아~! 네 시간씩 매일 수업을 하려니, 몸이 고단하다.
한국 아줌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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