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포도 추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어떤 영화에서 포도밭에서 포도를 따서 큰 통에 넣고 사람들이 발로 밟아서 포도주를 만드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 영화를 보고, 언젠가 그렇게 해 보리라 마음을 먹었었는데....산업혁명 그리고 근대화 이후 그런 전통적인 방법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ㅋㅋ
우리 집 주인이 마침 포도밭이 있어서, 이미 한달 전부터 포도 딸때 도와주겠노라 이야기를 해 두었다. 한 일주일쯤 전에 주인 아주머니가 집에 올라와서, 포도따는 일정을 알려주었다. 이 동네 포도를 키우는 농부들은 자기들끼리 조합이 있어서, 일정한 시기에 포도를 추수해서 공장에서 포도주를 만드는 것 같다. 아무튼 포도주인 맘대로 날짜를 잡는게 아니라 그 조합에서 대략 날짜를 맞추면 모든 농가가 그 시기에 포도를 딴다.
포도를 따는 첫 날은 아침에 주인 가족, 친구, 지인 등 대략 10명 정도 사람들이 모였다. 차를 타고 포도밭 근처에 내려서 저마다 가위를 들고 두 사람씩 짝을 지어 포도덩쿨 양쪽에서 포도를 딴다. 우리 주인은 거의 청포도를 심었는데, 다른 밭에는 적포도도 많이 보인다.
아침 9시쯤 시작해서 12시까지 일을 하고, 새참으로 다양한 빵과 치즈, 소시지, 햄 등을 먹고 커피와 케잌도 주인이 준비한다. 다들 아는 관계임으로 딱히 품삯을 받지는 않고 그저 모여서 함께 추수하고 새참먹으며 이야기도 하는 그런 재미로 하는 것 같다. 대략 나흘 정도 날짜를 받아서 수확을 했는데, 하루 빼고 다 참여했다. 토요일날은 안토니오도 함께 끼어서 거들었다. 도움을 주기 보다는 방해가 되었다고나 할까? ㅋㅋ 그래도 어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역할을 했다.
첫 날에는 600여kg를 따고 당도가 78%에 달했다. 포도를 수확해서, 큰 통에 넣고 바로 공장으로 가서 차를 공장 아래 대면, 천장에 커다란 청소기 같은 기계가 달려있고, 그 기계로 포도를 흡입해서 옆의 기계속으로 모두 넣으면 그 과정에서 포도의 총량과 당도가 바로 계산되어 나오는 모양이다. 아무튼 아주 편리한 기계 덕분에 포도를 발로 밟고 하는 낭만은 사라졌다.
포도밭은 대부분 비탈진 곳에 있는데, 포도를 따는 것 보다는 안토니오가 맨 지게로 딴 포도를 차로 나르는 일이 더 힘들다. 암튼, 포도 추수에 참여한 덕분에 청포도를 원없이 질리게 먹었다. 내년에도 추수에 참여해야 겠다. 주인은 포도를 대부분 조합에 팔아 포도주를 만들고, 집에서 포도주를 담을 포도를 따로 남겨서 100리터 정도 포도주를 만든다.
적포도주와 백포도주는 포도의 종류가 다른게 아니라, 같은 포도를 바로 즙을 내어 만들면 백포도주가 되고, 딴 포도를 며칠(3일) 두었다가 만들면 적포도주가 된단다. 나는 청포도가 백포도주가 되고 다른 포도는 다 적포도주가 되는 줄 알았건만.....물론 백포도주에 적합한 포도 종류가 있긴 하단다.
아무튼, 포도철에 포도와 포도주에 대해 한 수 배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